“골프를 꼭 두 손으로 치라는 법 있습니까?”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됐던 한인 사업가가 불굴의 의지로 한쪽 팔로만 골프를 치다 홀인원에 성공해 화제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오세경(64)씨는 중풍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골프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한 손으로 골프를 치며 지난 1일 기적적인 홀인원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오씨는 이날 인더스트리 힐스 골프클럽의 아이젠하워 코스 5번 홀(파3, 레드티 137야드)에서 5번 우드로 티샷한 공이 홀컵에 빨려들어가 한손으로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홀인원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오씨와 함께 플레이를 한 양대수, 이명환, 고동호씨가 기적과 같은 오씨의 홀인원의 증인이 됐다.
오씨는 “쓰러져 병원에 있을 때 다시는 골프를 못 치는 줄 알았다”며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뤄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의류 소매업을 하고 있는 오씨는 7년 전인 지난 2016년 사업차 테네시주 멤피스를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중풍으로 쓰러지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1년 동안 병원 치료와 재활에 매달린 오씨는 어느 날 ‘한 손으로도 골프를 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비록 똑바로 걷는 것도 어려웠지만, 너무 좋아했던 골프장에 다시 서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사업 파트너이자 골프 동료였던 고동호 회장을 비롯해 오씨가 소속돼 있는 연세 글로벌 CEO(YGCEO) 동문들이 오씨가 다시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적극 도왔으며, 최근 3~4년간 매주 함께 플레이를 했다. 한 손으로 치는 골프가 익숙해지면서 오씨의 핸디는 90타 아래로 내려왔고, 어느 날에는 80타라는 최고 성적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거리와 상관없이 감각에 의존하는 숏게임이 가장 자신 있다는 오씨는 특히 퍼팅 실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현재 오씨가 한 손으로 잡고 치는 드라이버의 비거리는 약 180야드에 이른다.
현재도 매일 재활치료를 받으며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골프장에 나선다는 오씨는 “세계 100대 명문 골프장을 모두 방문해 라운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의 격려와 도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즐길 수 있었고, 홀인원이라는 기쁜 순간까지 맞이할 수 있었다”며 “고난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도전하길 바란다. 제가 그 용기의 작은 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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